오늘(2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서울시와 한 스포츠업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마라톤 행사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우회도로를 만들어놓지 않아 행사 때문에 버스 안에 승객들이 한 시간 넘게 갇히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정색과 형광색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서울시와 한 스포츠업체가 공동으로 마라톤 대회를 연 겁니다.
잠시 뒤 서울 공덕오거리,
마라톤에 참가한 시민들 뒤로, 버스들이 나란히 멈춰 있습니다.
사전에 우회노선이 정해지지 않아 한참을 돌아가느니 차라리 기다리는 편을 택한 겁니다.
▶ 인터뷰 : 버스 기사
- "갈 길이 하나도 없는데 이쪽으로도 못 가고, 옛날엔 아현고가를 탈 수 있었는데 이제는 탈 길이 없잖아요. 어떻게 하자는 얘기예요."
기사까지 내린 버스 안에서 기다리기를 수 십분, 지친 시민들이 하나 둘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합니다.
▶ 인터뷰 : 조현준 / 경기 성남시
- "지금 한 45분 갇혀 있다가 내렸거든요. 왜 그런지도 몰랐다가 많이 불편하기도 한 것 같고…."
행사 탓에 횡단보도 신호까지 조정했지만, 안내 문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교통 통제 요원
- "선수를 끊을 수 없잖아요. 건너는 사람들은 지하도로 건너죠."
▶ 인터뷰 : 임경식 / 서울 만리동
- "(신호 안 바뀐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전혀 몰랐어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는 대가로 어린 학생들까지 행사 보조에 동원한 겁니다.
교차로 한복판에서 장애물을 옮기고 차량 진입을 막아야 했지만,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행사 보조 고등학생
- "특별히 (교육) 받은 건 없고, (문제 생기면) 인라인 스케이트 탄 사람들 앉아 있으면 그 사람들한테 연락하라고…. (교통 통제 임무 맡는다는 건 언제 알게 된 거에요?) 여기 도착했을 때요."
「통제된 도로는 광화문에서 시청, 공덕오거리를 거쳐 여의도에 이르는 8km 구간,」
시민들을 볼모로 사실상 한 스포츠업체의 홍보성 행사가 진행된 건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