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내일(25일) 보수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예정돼 있는데요.
유사시 주민들이 몸을 피해야 하는 대피소에 가봤더니, 유효기간이 지나 쓰지도 못하는 방독면만 비치돼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당국의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윤지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0일 북한군이 쏜 고사총탄이 쏟아진 경기도 연천 중면의 주민 대피소입니다.
대피소 한구석엔 북한이 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갖춰진 방독면 상자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니 2001년에 제작됐다는 문구와 함께 유효기간이 5년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사용 가능한 기간이 무려 9년이나 지난 겁니다.
인근의 다른 대피소에도 하나같이 유효기간이 지난 방독면들뿐입니다.
▶ 인터뷰(☎) : 경기도 연천군청 관계자
- "5년이라고 했을 경우에 5년마다 방독면을 다 바꾸려고 하면, 예산도 많이 소요될뿐더러 방독면의 성능상 큰 문제가 없는데…."
내일(25일) 보수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경기도 파주 문산읍의 대피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근에 제작된 제품들도 있지만,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들이 섞여 있습니다.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2006년에 만들어져 유효기간이 4년이나 지난 방독면이지만 그대로 보관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효기간이 지난 방독면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채승수 / 안전보건공단 제품실험팀 과장
- "방독마스크는 제조업체별로 내구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정화 성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주민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민방위 주민 대피소.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시설이 당국의 허술한 관리 속에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