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한테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해온 16살 딸이 법원에 아버지를 곁에 오지 못하게 해달라며 호소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16살 여학생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전남 여수가 집인 여고생 김 모 양은 중학생때부터 아버지한테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했습니다.
손찌검에, 아버지가 음란행위를 시키는 등 성학대까지 했습니다.
참다 못한 김 양은 이달 초 집을 나와 서울로 도망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출 신고를 해 김 양을 찾은 겁니다.
또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위기에 처한 김 양.
사연을 알게 된 경찰과 검찰이 아버지를 격리시키려고 긴급 임시조치를 청구했지만, 관할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결국, 김 양은 국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원에 격리 조치를 청구했습니다.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라 피해아동이나 변호사가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아버지의 접근을 막고, 아동보호시설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명령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미 / 변호사
- "(기존에는) 수사기관의 개입 없이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아동 학대의 피해 아동과 국선 변호사가 함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동안 경찰이나 아동보호기관 등이 격리조치를 청구한 적은 많았지만, 피해 아동이 변호사와 직접 청구해 받아들여진 건 처음입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