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사고 구조팀장 "지하4층 주차장 철제구조물 뜯어내고 진입…'살려달라' 비명"
“빛이 들지 않는데다 먼지가 많아서 랜턴을 비춰보니 사람들과 환풍구 덮개가 3중으로 쌓여 있었고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습니다.”
18일 오후 분당소방서 김태홍(45) 구조팀장이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 현장에 처음 들어가 마주한 처참했던 상황을 힘겹게 떠올렸습니니다.
김 팀장을 비롯해 6명으로 꾸려진 구조팀이 사고 현장이 위치한 야외광장에 도착한 것은 사고 발생 9분 만인 17일 오후 6시 2분. 김 팀장은 원활한 구조활동을 위해 공연 관객이 에워싼 환풍구 주변에 일반인 차단선을 설치하자마자 팀원 1명을 로프를 통해 20m 아래 사고 현장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이 팀원은 사고 현장이 지하 4층 주차장과 연결돼 있지만 내부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넓이 0.6m, 높이 2m짜리 철제구조물 3개가 가로막고 있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김 팀장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절단기로 구조물 2개만 제거해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접근할 수 있는 폭 1.2m의 통로를 확보하고 곧바로 진입했습니다.
헬멧에 부착된 랜턴을 비춰 목격한 참혹함에 놀랄 겨를도 없이 구조팀은 먼저 철제 덮개에 깔리지 않고 의식이 있는 부상자 3명을 밖으로 구조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마침 성남소방서 구조팀 5명이 합류해 모두 11명이 1시간에 걸친 필사적인 구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확보한 공간으로 무너진 덮개와 함께 3중으로 쌓여 있던 사상자들을 끌어내려 사상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구조가 급한 부상자부터 들것을 이용해 한 명씩 사고 현장 밖 주차장 쪽으로 옮겼습니다. 대기하던 구급대원들이 병원 이송을 책임졌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30여분만인 오후 7시 30분께 마지막 한 명을 구조하고나니 텅 빈 환풍구 바닥에는 휴대전화 몇 대와 벗겨진 옷·신발과 핏자국이 남았습니다.
김 팀장은 "추락·매몰 현장을 수차례
그는 "나를 비롯한 팀원들이 당분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어하겠지만 빨리 잊어버려야 또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담담히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