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세계지리 8번 오류 판결…'정신적 위자료' 신청 가능해

수능 세계지리 8번 오류 판결…'정신적 위자료' 신청 가능해

↑ '수능' / 사진= 수능

'수능'

법원이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제 오류 여부를 두고 벌어진 항소심에서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민중기)는 수능시험 응시생 4명이 "수능 세계지리 과목 8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평가원과 교육부를 상대로 낸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결정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정을 한 원심을 깨고 "세계지리 과목에 대한 등급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이 오류로 판단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로 평가원은 보기 ㉢으로 제시된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를 정답으로 보고 문제를 출제했지만 원고들은 "실제 통계와 다르다"며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며 소를 제기했습니다.

세계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2년 EU의 총생산액은 17조3508억달러인 반면 NAFTA의 총생산액은 19조8860억달러이고 국제통화기금의 2012년 자료에서도 EU의 총생산액은 16조4414억달러인 반면, NAFTA의 총생산액은 18조689억달러이므로 이를 근거로 일부 수험생들은 ㉢보기는 틀렸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교과서 및 EBS 문제집에 명시된 바 있다"고 주장한 평가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날 2심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통계청 기준) 2010년 이후의 총생산액 및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평균총생산액의 경우 NAFTA가 EU보다 더 크므로 이 사건 지문은 명백히 틀린 지문"이라며 "정답 판단의 기준이 되는 2012년 NAFTA와 EU의 총생산량의 차이를 알고 있는 수험생들로 하여금 문항의 의미 파악과 정답항의 선택을 올바르게 못하게 한 점에서 해당 문제의 오류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한편 이번 판결로 문제 오류가 최종 확정되면 정답을 맞추지 못한 1만8000명 가량의 학생들이 소송 진행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 승소로 확정이 되면 정부에 정신적 위자료를 신청할 수 있다"며 "해당 문항으로 인해 탈락하게 되면 해당 대학에 불합격 취소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소송을 진행하려면 해당 문항으로 불합격 처리가 됐다는 사실을 학생이 증명을 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는 그러나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소급해 점수를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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