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의붓딸을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한 '울산 계모' 사건 항소심.
처음으로 상해치사죄 대신 살인죄가 적용돼 징역 18년이 선고됐습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아동학대 사건에 큰 획을 긋는 판결이라고 반겼지만, 형량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재판이 끝나자 생모 41살 심 모 씨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처음으로 상해치사죄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됐지만,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 인터뷰 : 심 모 씨 / 이 모 양 생모
- "(형량이) 너무 적잖아요 근데…."
부산고법은 피의자 박 씨가 자신의 폭행으로 의붓딸이 숨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식했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형량도 상해치사죄가 적용된 1심보다 3년 늘어난 18년이 선고됐습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아동학대 사건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판결이라며 반겼지만,
▶ 인터뷰 : 황수철 / 피해자 측 변호사
- "아동 학대에 대해서 좀 더 엄격하게 판단하겠다, 이런 재판부의 의지가 보였던 판결이었습니다."
고통 속에 스러져간 어린 생명을 달래기엔 여전히 처벌이 미약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공혜정 / 아동학대근절모임 대표
- "겨우 8년 살다가 죽었는데, 그것도 나머지 인생 4년을 지독한 고통과 학대 속에서 지옥같은 삶을 살다가 죽었는데, 그 엄중처벌이라는 게 겨우 18년이란 말이에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아동 학대 사건에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