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명령에도 꿈쩍 않는 아파트 주민들…왜?

【 앵커멘트 】
구조안전 진단결과 붕괴 위험이 있는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은 지 22년 된 아파트입니다.

벽에는 금이 가 있고, 내부는 바닥을 발로 구르자 집안 전체가 흔들립니다.

건설사가 부실시공을 한 겁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이 아파트는 지난 2002년 붕괴 위험이 있는 D와 E등급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보수 보강 공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건설사와 입주민의 소송이 계속된데다, 재건축을 놓고 주민 의견이 맞섰기 때문입니다.

결국, 익산시가 긴급 대피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됐지만, 이사한 가구는 전체 88가구 중 10여 가구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임현택 / 아파트 주민
- "솔직히 형편이 안 됩니다. 저 같은 사람은 나가서 월세라도 살겠지만, 여기에 나이 드신 분도 많고 독거노인도 계세요."

사정이 이런데도 익산시는 이달까지 주민들이 이주하지 않으면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계획만 세워놓았습니다.

▶ 인터뷰 : 익산시 관계자
- "경찰의 협조를 얻어서 강제 대피명령을 할 수 있고요. 그래도 불응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죠.)"

부실시공과 임시 거주 공간조차 마련하지 않는 꽉 막힌 행정까지.

주민들의 고통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