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이 고가의 유골함, 상복, 제단 장식 등을 구매하도록 종용하고 제조사들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온 상조업체 직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가의 장례용품을 사용하도록 부추겨 그 대금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재·배임증재)로 국내 4위 규모의 H 상조회사 대표 김모(52)씨 등 39명과 장례용품 업체 관계자 95명 등 총 1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H 상조회사 장례사업부 임직원들은 작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028회에 걸쳐 4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족들에게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이왕이면 더 좋은 상품을 쓰시라"고 유도했다. 이후 유골함, 장의차량, 상복, 제단장식 등 장례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계속 거래하는 조건으로 물건 값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리베이트 금액은 H 상조회사 행사팀장들이 30%, 나머지 장례사업부 임직원들이 70% 씩을 각각 챙겼다. 실제로 행사팀장 가운데 한 명인 박모씨(56)는 3600만원에 이르는 뒷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등은 수도권 소재 장례식장 12곳으로부터는 건당 10만~50만원 씩 총 3
경찰 관계자는 "결국 리베이트 비용을 유족이 떠안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관련 업체들의 비리에 대해 지속적 단속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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