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시부모를 극진히 모시고, 자식들을 돌본 아내에게 바람 핀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혼할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결혼 30년차 주부 김 모 씨는 처음부터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시부모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한 김 씨는 두 아이를 갖고 나서야 며느리로 인정받았습니다.
결혼한 지 12년이 돼서는 남편이 속을 썩였습니다.
내연녀와 동거하며 두 아이를 밖에서 낳았습니다.
결국 힘든 결혼생활은 병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09년 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전신마비로 고생하는 시어머니를 극진으로 보살폈습니다.
시련은 엎친 데 덮쳤습니다.
2년 전 시아버지마저 대장암으로 입원하면서 김 씨는 또 간병을했습니다.
하지만, 시아버지가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포기하고 퇴원하자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결국 시아버지는 숨졌고, 아내는 시아버지의 장례식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아버지가 숨지자 재산 정리부터 시작한 남편.
아내와 자식들이 살고 있는 17억 원 상당의 아버지 집을 아내 몰래 상속 등기를 마치고 집을 나가라고 협박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기본적인 의무마저 저버린 남편에게 가정 파탄의 책임이 있고, 아내는 며느리 역할을 다 했다며 남편의 이혼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