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에 상처 되풀이 막는다

검찰이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이버 상에 무분별한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칼날을 꺼내 들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허위사실 유포 등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강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일간베스트(일베)', 다음 아고라 등 누구나 볼 수 있는 포털 사이트에 허위사실을 유포 행위는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 카카오톡 등 사적공간에서 오가는 대화는 고소·고발 없이 수사할 수 없어 대상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이런 필요성에 따라 최근 서울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수사검사 4명을 팀원으로 한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수사팀(이하 허위사실수사팀)'을 발족했다. 검찰은 지난달 '명예훼손사건' 전담팀을 구성한데 이어 '사이버허위사실 유포전담 수사팀'을 창설해 두달 새 서울중앙지검에만 전담팀만 2개가 꾸려졌다.
이는 최근 개인에 대한 악의적인 신상털기는 물론 기업을 대상으로도 허위사실을 유포해 영업을 방해하는 등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범죄가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에서다. 서영민 수사팀장은 "세월호 사건 등을 겪어면서 유가족에 상처를 남기는 악의적인 허위사실들이 유포됐고, 이중 구속에 이른 사건의 수도 상당하다”며 "개인끼리 주고 받는 메신저 프로그램 등의 사적 대상은 수사 대상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담수사팀이 모니터링해야 할 범위에 대해선 검찰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일베나 내부의 친목 카페 등 회원가입으로 가입해야 글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검찰이 모니터링을 할 것인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만약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삼을 경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카카오톡 등 사적인 SNS 공간은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상 허위사실 유포는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할 경우 역시 유명무실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까지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허위사실 유포 범죄 수사는 분산돼서 이뤄졌고 온라인 명예훼손 부분을 전담하는 곳은 따로 없었다”며 "검찰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지 수사를 하겠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범위를 제한한다고 해도 이런 팀을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광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발언 이후 곧바로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 자체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가 지도자가 본인에 대한 모욕을 운운했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이렇게 바로 대응하는 것은 정권에 대한 충성으로 비춰지거나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진호 기자 /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