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의 쾌적한 산책길이어야 할 남산 순환로가 최근 늘어난 관광버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소음과 매연으로 시민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입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멀리 서울타워를 바라보며 올라가는 산책길.
지난 2005년부터 일반 차량의 통행이 금지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남산 순환로입니다.
그런데 편안하게 걷기도 잠시, 45인승 관광버스가 굉음을 내며 옆을 지나갑니다.
좁은 길에 버스를 피하느라 우왕좌왕하고, 내뿜는 매연 때문에 숨쉬기도 불편합니다.
▶ 인터뷰 : 김재훈 / 서울 용산동
- "쾌적한 공기에서 (운동)하길 원하는데 계속 버스들이 왔다갔다하면 운동하는 데도 방해가 되고 위험문제도 발생하고…."
서울시 방침상 12인승 이상 관광버스는 순환로 출입이 가능합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문제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버스 숫자도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건데요. 이 길에 얼마나 많은 버스가 다니는지 직접 세어보겠습니다."
5분 동안 지나간 관광버스만 무려 10대.
30초에 한 대꼴입니다.
지난해 하루 평균 80~90대였던 통행량은 올해 130여 대 수준으로 늘었고, 성수기에는 200대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주차 공간이 없다 보니 불만은 버스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신종관 / 관광버스 기사
- "(승객을) 태우고 올라오면 주차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내려가야 되거든요. 그러면 공해에다가 기름 값에다가…."
당초 자연 생태를 보존해 쾌적한 산책로를 만들겠다던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
서울시는 아예 관광버스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남산 근처에 주차장을 구하지 못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