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보고 홧김에 칼부림까지…이혼소장 확 바뀐다

【 앵커멘트 】
이혼할 때 쓰는 이혼소장 때문에 부부 간에 칼부림까지 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는데요.
소송에서 이기려고 서로를 비난하다 보니 감정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법원이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소장 양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선한빛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조선족 여인과 결혼한 지 7년 만에 이혼 소송을 하게 된 김 모 씨.

부인이 법원에 제출한 이혼소장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김 씨가 얼마나 나쁜 남편인지’에 대한 부인 친구의 참고 진술 내용을 본 김 씨는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부인의 친구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렇듯 기존의 이혼소장은 배우자의 잘못을 상세히 적어야 하기 때문에 소송 과정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해 부작용을 초래해왔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례가 잇따르자 소장 형식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객관식 형태의 설문 항목으로 배우자 간의 잘못을 따지기보단 양육과 위자료 문제를 주로 다루는 방향으로 바꾼 겁니다.

또 불필요하게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족들이 쓴 증인 진술서를 내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성우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지금까지의 이혼소송이 상대방을 비난하는데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이혼 후의 건강한 자립과 자녀의 양육에 대한 논의가 더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법원은 개선안을 서울가정법원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시범 시행한 후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 뉴스 선한빛입니다.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