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20대 미혼모가 자신의 5살 난 딸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에 5개월 동안이나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사상경찰서, 사상구청, 아동안전보호센터는 지난달 28일 사상구 A 씨(25??여)의 집에 강제로 들어가 쓰레기 더미 속에 있던 B 양(5)을 구출했다. B 양은 먹다 남은 음식물, 장난감, 각종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방치되고 있었다.
경찰은 A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더 이상 두 모녀를 함께 둘 수 없어 격리 조치하기로 하고 A 씨는 병원으로 후송하고 B 양은 아동보호기관에 인계했다고 21일 밝혔다.
당시 현장에 나간 경찰관들은 온갖 생활용품, 빨래, 먹고 난 인스턴트식품 등으로 어지럽게 가득 차 있는 집 내부를 보고 경악했다. A씨는 악취가 코를 찌르고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에서 딸을 사실상 방치했고 제대로 된 교육이나 보육을 포기한 상태였다. 월 50여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A씨는 주로 인스턴트 음식으로 딸과 함께 끼니를 때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3월 이후 사회복지사들의 출입을 막았다는 진술에 따라 5개월 이상 B 양이 더러운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B 양은 발육 상태도 또래에 비해 늦고 언어구사능력도 3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구청의 도움을 받아 방을 청소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100L짜리 쓰레기봉투 10개가 가득 찼다. 구청에서 간이 우울증 테스트를 진행해 우울증 증세가 있다는 진단도 받았다. 하지만 A 씨는 정신병력도 없는데다 본인이 치료를 강력하게 거부해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오랜 기간 우을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린시절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사회에 대한 불신이 높고, 조사 내내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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