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준 배지를 달고 15일(현지시간)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또 교황은 미사 직전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을 10여 분간 만나 위로했다고 교황을 면담한 세월호 유가족 측이 전했습니다.
세월호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이날 미사 뒤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 36명이 오늘 미사에 참석했고 이 중 10명이 교황님을 기다리고 있다가 미사 직전 제의실(祭衣室)에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의회가 나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씀드렸고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달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다고 합니다.
안산에서 대전까지 900㎞가량 십자가를 메고 걸어온 희생자 아버지 김학일 씨도 "제의실에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교황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김씨는 전했습니다.
또 김씨가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유가족 측은 교황에게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유가족의 사진이 든 앨범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는 영문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유가족과 함께 교황을 면담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2명도 영어와 스페인어로 쓴 편지를 전했습니다.
유가족은 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달라는 뜻에서 교황에게 노란 리본을 선물했습니다.
교황은 면담 이후 진행된 미사에 유가족이 준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나왔습니다.
세월호 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간접적으로 우리의 뜻을 피력하긴 하지만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미사 때 교황님이 리본을
교황은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이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시다"면서 "모든 한국인을 고통받게 한 비극적인 이 사건이 공동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모든 이들의 책임과 연대성을 확인시켜 주었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