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한 육군 일병이 부대 건물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되자, 군 당국이 처음에 순직처리를 약속했지만, 얼마 뒤 입장을 180도 바꿨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가혹행위까지 드러났는데도 바꾼 이유가 의문입니다.
김근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5년 전 군에서 아들을 잃은 강재수 씨는 여전히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장학금을 받을만큼 성실했던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추락사한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군 관계자는 아들의 죽음이 사고사 같다며 "전 대통령 못지 않게 장례를 치러주겠다", "한 달 안에 순직처리 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강재수 / 고 강기표 일병 아버지
- "가까운 지인이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내 얘기만 듣고 쫓아오셔야 순직처리를 해 드릴 겁니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한 선임병이 강 일병을 괴롭혀온 사실이 드러납니다.
관등성명을 제대로 못 댄다고 폭행하거나 레슬링을 하겠다며 목을 조르고, 깨물기까지 했습니다.
사고 당일에는 점심메뉴를 묻는 질문에 잘못 대답했다며 폭행하고 반찬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반 뒤 강 일병은 쓰러진 채 발견됩니다.
그러자 군은 돌연 입장을 바꿉니다.
자살할 만큼의 가혹행위가 아니라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강재수 / 고 강기표 일병 아버지
- "다른 건 없어요. 죽은 놈 명예만이라도 회복하게 자기들이 약속한 대로 그렇게 해주면 나도 그나마 환영에라도 안 시달릴 거고."
유가족은 현재 순직 재심의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kgh@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