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를 넘긴 지난 8일과 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1∼2도가량 낮은 21∼22도에 머물러 선선한 날씨를 보였습니다.
낮 최고기온도 지난 1주일간 30도 안팎을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 4일 29.6도를 기록해 이달 들어 처음으로 30도 아래로 내려간 이후 입추인 7일(27.1도)까지 30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절기상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지만 입추를 기점으로 여름이 완전히 물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던 1994년에는 입추를 넘긴 8월 9일 낮 최고기온이 37.0도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올해 8월 들어 더위가 한발 물러선 이유는 '너구리'와 '나크리' 등 두 차례의 태풍으로 여름 더위를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밀려 우리나라에 크게 세력을 확장하지 못한데다 이달 초부터 바람이 불고 흐린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에 밀려 일본 남동 쪽으로 수축해 있습니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김정선 사무관은 "덥고 습한 성질을 가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세력을 떨치지 못한 사이 건조한 대륙 고기압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지 못하고 햇볕이 강해도 습하지 않아 더위를 덜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9일 오후 일본 오사카 남서쪽 해상을 향해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할롱은 일본 열도를 통과해 10일 오후 독도 동쪽 약 230㎞ 부근 해상을 지나 11일 오후 삿포로 서북서쪽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사무관은 할롱이 소멸한 이후 폭염 가능성에 대해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주변 기압계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폭염
기상청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오는 14일은 충청 이남에서, 15∼17일은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습니다.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19∼25도, 최고기온: 26∼32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