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윤 일병 사건은 일선 포병 대대의 의무대에서 일어났는데요.
통상 원부대와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의무대는 사실상 지휘관의 통제를 받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육군의 한 포병대대 의무병으로 전역한 박 모 씨.
윤 일병 사건이 일어난 28사단처럼 원 소속 부대와 떨어진 곳에서 근무했습니다.
정작 본인을 관리하는 지휘관과 마주칠 일이 없어 의무대 병사들끼리 알아서 일과를 수행하는 일이 많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수액 등 의약품을 군의관 처방 없이 사용할 때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육군 예비역 병장(대대급 의무병)
- "의무대는건물 자체가 달라서 야간에 P.X를 몰래 가든 보고만 안 하면 상관이 없죠. “야, 나 수액 좀 놔라.”하면 놔주고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비타민제도 놔주고."
다른 부대 의무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육군 모 대대 소속 병사
- "(의무병들은) 통제가 좀 덜하죠. 훈련도 저희 전투중대처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의무 대기하니까."
일반적으로 의무병을 감독하는 간부는 군의관이나 의무지원관.
하지만 이들은 보통 진료 업무만 치중할 뿐 사병들의 훈육 관리는 뒷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육군 규정에도 진료 등 업무와 관련된 사항만 책임을 지게 돼 있어, 사병 간의 가혹행위 등을 들여다봐야 할 의무가 없는 겁니다.
별도 운영 규정이 있는 군악대와는 달리 의무대는 따로 규정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양봉희 /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
- "실제 의사결정이 가능한 소령급 혹은 중령급 지휘관이 관심을 가지고 (의무대에도) 병력 및 부대관리가 가능한 간부로 임명해야 합니다."
사실상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운영되어 온 의무대 병사들.
제2의 윤 일병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개선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