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포천의 한 빌라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신 2구에 대해 남편은 '사망원인 불명', 내연남은 '살해'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수면제가 검출된 만큼 추가 혐의를 밝히기 위해 계속 수사키로 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이씨는 남편 시신에 대해 "10년 전 베란다에 숨져 있었고 경찰 조사가 무서워 거실에 있던 고무통에 담은 뒤 작은방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큰아들(28)도 "10년 전 사망했고 어머니를 도와 시신을 옮겼다"고 증언했다.
이씨와 큰아들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뒤집을 만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으로 발견된 남편 박씨의 행적 파악에 나섰지만 2004년 봄 이후 소재나 행적이 불분명한 상태다.
모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사체은닉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둘에게 시신을 감춘 죄를 묻기 어렵다.
또 이씨는 검거 직후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외국인을 집에 데려와 술을 마시다 다퉜고 목 졸라 살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이 시신에서 채취한 지문 감정 결과 A씨로 확인됐다.
이에 이씨는 "A씨의 신원이 밝혀지면 그동안 잘해 준 회사와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봐) 미안한 마음에 거짓말 했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3일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A씨를 살해한 시기와 수법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의 자백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A씨와 술을 먹다 다퉈 거실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이불을 덮어 방치했으나 부패하자 남편 시신이 있는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살해 시기는 기억 못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이씨와의 내연관계가 들통나 해고됐고 올해 봄까지 목격됐다.
이씨는 진술을 자주 번복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남편의 시신은 부패가 워낙 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타살 흔적을 찾지 못했다. A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시기와 방법,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 시신 2구에서 수면 유도 성분인 독실아민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통보를 받았다. 특히 A씨의 시신에서는 수면 효과가 더 큰 졸피뎀까지 발견된다.
남편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약국과 병원을 탐문하는 등 이씨가
공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A씨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고 시신이 발견되자 한 남성(59)의 집에 숨은 점, 검거때 외국인 근로자과 함께 있던 점 등이 석연치 않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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