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이 순천 별장에 비밀공간을 만들어 숨어 있을 거라는 시민 제보를 경찰이 3번이나 무시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뒤늦게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유병언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
벽에 바짝 붙어있던 소파를 치우니 성인이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만한 문이 보입니다.
유 씨가 숨어 있던 비밀 공간입니다.
하지만, 별장을 덮쳤던 지난 5월 25일 당시 검찰 수사관들은 이 곳의 존재를 까맣게 몰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인 26일부터 29일까지, 이 비밀 공간의 존재 가능성을 제보한 신고 전화를 순천경찰서 경찰관 3명이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벽을 두드려 안에 공간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그대로 했다면 유병언을 잡았을지도 모를 내용이었습니다.
애초 경찰은 "순천경찰서와 제보자가 통화한 기록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통화 내역 기록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일부 신고 전화의 통화기록이 남지 않는 문제점을 이전에는 실무자들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제보자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뒤늦은 신고 전화의 인정과 감찰,
경찰이 어떤 감찰 결과를 내놓을지 또 한 번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