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선임병사에게 폭행당한 뒤 숨진 경기도 연천 28사단 윤 모 일병(23)이 상습적으로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윤 일병 사망사건의 군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선임들은 윤 일병에게 행동이 느리다거나 어눌하게 대답한다는 이유로 '기마 자세'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았다. 치약 한 통을 먹이거나 드러누운 얼굴에 1.5ℓ 물을 들이붓고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다. 수십여 차례 폭행당해 다리를 절뚝거리는 윤 일병에게 꾀병을 부린다며 어깨와 가슴 등을 향해 테니스공을 집어던졌다.
이뿐 아니라 얼굴과 허벅지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푸라민을 처방하면서 윤 일병의 성기에까지 발라 성적 수치심을 줬다. 그 이후로도 계속 얼차려를 시켰고 윤 일병이 힘든 기색을 보이자 비타민 수액을 직접 주사한 뒤 복부 등을 때렸다.
결국 지난 4월 윤 일병은 냉동식품을 먹던 중 선임병들에게 가슴과 정수리 등을 가격 당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호흡이 이뤄지지 않았고 윤일병은 결국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숨졌다.
그러나 사건 직후 가해자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음식을 먹고 TV를 보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허위 진술을 하다 "윤 일병의 의식이 돌아올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듣자 그제야 범행을 자백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사망 당일 아침부터 사망 직전까지 수액을 주사한 2시간을 제외하면 쉬지 않고 윤 일병에게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해왔다. 사망 당일만 조명해 우발적인 폭행 사망사건으로 봐선 안 된다. 살해 의도성이 짙다"면서 "28사단 검찰관은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이어 "선임병들이 윤 일병에게 성추행한 혐의를 있는데도 공소장에 기록되지 않았다. 성추행으로 추가 기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28사단, 어떻게 사람이 저런 짓을" "28사단, 똑같이 당하게 해야 한다" "28사단, 눈물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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