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 일병, 선임병 상습 폭행으로 숨져…`증거 인멸 시도까지`

'28사단'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윤 모(23) 일병을 폭행해 숨지게 한 선임병들이 가혹행위 증거 인멸까지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난 4월 사망한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윤 일병의 부대 내 상습 폭행 및 가혹행위에 관한 군 수사내용을 공개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은 지난 2013년 12월 입대해 올해 2월 28사단 의무병으로 배치받은 후 선임병들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윤 일병은 부대로 전입 온 지난 3월 초부터 사고가 발생한 4월 6일까지 매일 선임병들로부터 대답이 느리고 인상을 쓴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병사들은 윤 일병의 어머니를 상대로 등 수치스러운 발언을 퍼붓고 마대자루와 조명등스탠드가 부러질 때까지 윤 일병을 때리기도 했다.
또 가해 병사들은 윤 일병에게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거나 드러누운 얼굴에 1.5 리터 물을 들이붓었다.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 먹게 했다.
특히 선임병들은 윤 일병이 살려달라고 호소해도 적게는 2시간, 많게는 3시간 이상 기마자세를 강요했고 잠을 자지 못하도록 돌아가면서 감시했다.
계속된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윤 일병은 그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 손상을 입었고 다음날 사망했다.
하지만 사건 직후 헌병대로 인계된 주범 이 병장(25) 등은 윤 일병이 음식을 먹고 TV를 보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허위 진술을 했다. 이들은 사건 다음날인 4월 7일 증거 인멸을 위해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수첩 2권을 찢어버렸지만 "윤 일병의 의식이 돌아올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나서야 범행을 자백했다.
군인권센터는 가해 병사들의 증거 인멸 시도는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망 당일만 조명해 우발적인 폭행 사망사건으로 봐선 안 된다. 살해 의도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인권센터는 "유족들이 현장 검증때 입회를 요구했으나 헌병대로부터 거부당한 점과 중요 목격자인 김 모 병사의 증인소환을 하지 않았다"며 "초동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수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사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28사단, 엄격히 검증해야할 듯" "28사단, 증거 인멸까지 하려했네" "28사단, 잠도 못자게 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