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사망시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이를 밝힐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있습니다.
바로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벌레와 풀인데요.
경찰이 채증에 나섰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외부에서 숨진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맨 먼저 찾는 방문객은 파리입니다.
알에서 나온 파리의 구더기는 25도의 기온에서 번데기와 성충의 단계를 거쳐 시신에서 12일간 성장 단계를 거칩니다.
첫 단계의 구더기가 있다면 사망 시간은 최소 14시간 전입니다.
그 뒤 22시간이 지나면 한 번 더 허물을 벗은 2단계의 구더기가 되고, 또 하루가 지나면 두 번 허물을 벗은 3단계 구더기로 변합니다.
허물을 다 벗은 구더기는 5일이 지나면 번데기가 되었다가 성충인 파리로 변합니다.
문제는 유병언의 시신이 발견돼 옮겨진지 40일이나 지나, 구더기와 번데기만으로는 정확한 사망 시간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현철호 /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검시관
- "발견하고 즉시 이런 기법들이 적용되었으면 꽤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발견이 늦어져서…"
시신 주변의 풀 역시 사망 시점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현장 감식팀은 시신 중앙부와 주변의 풀 세봉지를 수거해 변색 정도와 넓이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풀에 묻은 혈흔과 흙이 유 씨의 신발에서 나온 흙의 DNA와 일치하는지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현장의 중요 단서인 곤충과 풀로 유병언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