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메고 길 위로 나선 아버지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자식을 잃은 이호진 씨와 김학일 씨입니다. 안산에서 출발해 오늘 팽목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비가 내리는 오후, 안산 단원고에서 출발한 도보순례단이 묵묵히 길을 걷습니다.
선두에는 자식을 잃은 두 아버지 십자가를 맸습니다.
▶ 인터뷰 : 김학일 / 고 김웅기 군 아버지
- "(십자가가) 무겁다고 얘기할 순 없어요. 왜냐하면, 웅기에 대한 고통 그런 것 생각하면 더 해도 괜찮죠."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며 시작한 행진.
가는 길목마다 시민들이 함께해 외롭지만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고문희 / 도보순례 참가 시민
- "순례를 한다는 말을 듣고 다른 게 손에 안 잡힐 정도고, 함께하지 못하면 미안할 것같아서 나왔습니다."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순례단은 21일 만에 팽목항에 도착했습니다."
순례단은 실종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아이들이 조속히 돌아오기를 기원했습니다.
이들은 수요일 대전으로 발걸음을 돌려 방한하는 교황을 만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김학일 / 고 김웅기 군 아버지
- "지금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레부터 다시 일정이 시작되니까 더 많은 기도, 바람을 청하면…."
자식을 잃은 아픔도 추스르지 못한 채 길 위로 나선 가족들.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