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와 풀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을까.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CSI)와 고려대 법의학팀은 28일 "법곤충학을 통해 유씨 사망사건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경찰청 CSI는 지난 27일부터 이틀동안 유씨의 사망 현장에서 구더기와 흙을 채취했다. CSI는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한 유씨의 시신에 남아 있는 구더기 샘플을 채취한 뒤 30일부터 국과수에서 분석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009년부터 법곤충학 연구를 시작한 CSI는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발육상태를 통해 사망 시간과 원인, 장소를 추정하는 국내 유일의 수사기관이다. 파리유충의 번데기 탈피각을 채취한 고려대 법의학팀은 파리를 통해 사망시기를 특정, 수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적이 있어 사망시각 역추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CSI 관계자는 "구더기의 성장 속도 등을 역추적하는 곤충 실험을 통해 유씨의 사망시각을 추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분석 결과는 이르면 열흘안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CSI는 이를 위해 사망 현장의 습도와 온도의 환경적인 요소를 파악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신에서 주로 발견되는 파리의 구더기를 기준으로 25도의 기온에서 '알-1령-2령-3령-번데기-성충'의 단계를 거쳐 12일간 성장한다"면서 "냉장보관된 유씨의 시신에서 채취한 구더기를 분석하면 더 정확한 사망 시점 추측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천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도 시신이 누워있던 곳과 시신 주변의 풀을 채취해 법식물학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풀의 마른 상태를 분석하면 유씨가 시신 발견 장소에 누웠던 시각을 추정할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수사본부는 일단 유씨의 사망시각을 5월 27일 이후로 보고 있다. 유씨의 비서 신모씨(33??여)는 최근 재조사에서 "나는 5월 25일 밤 체포돼 당시
[순천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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