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 당시 경찰은 유병언이 순천에 은신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나 봅니다.
초기에 검안과 부검을 하면서 단 한 번만 의심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김태영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안과 부검이 진행됐던 처음 이틀 동안 경찰은 단 한 번도 유병언이란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병언이 은신해있던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불과 2.5k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지만 최소한의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겁니다.
시신을 처음 본 검안의는 경찰 설명에 따라 단순 변사체로만 알고 사망 여부를 최종 확인해줬고
▶ 인터뷰 : 순천의료원 관계자
- "연고 없고 그러면 장례 치르면 시에서 장례비 75만 원 나오는데 (경찰은) 그런 수준으로 알았나 봐요."
다음날 정확한 사인과 신원 확인을 위해 부검이 이뤄졌던 성가를로 병원에서도 경찰은 단순 변사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문제는 부검 과정에서 드러난 유병언의 신체 특징마저 간과했다는 점입니다.
유병언은 왼쪽 검지가 짧은데 경찰이 단순 변사체로 알고 있던 시신에서도 같은 특징은 쉽게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이영직 / 순천 성가롤로병원 병리과장
- "왼쪽 손가락 끝 부분이 조금 짧고 뭉툭해져 있긴 했습니다."
유병언일 수 있다는 중요 단서를 이미 손에 쥐어놓고도 스스로 놓쳐버린 셈입니다.
▶ 스탠딩 : 김태영 / 기자
- "결국 시신 발견 초기 안이한 대응으로 유병언의 사망 사실은 40일 만에 확인됐고 그동안 아까운 수사력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