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시신을 발견해 놓고도 이를 눈치 채지 못해 40일 넘도록 시신을 방치한 것도 황당하지만,
별장 안에 숨어 있는 유 씨를 보지 못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검찰의 책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성훈 기자? (네, 인천지방검찰청입니다.)
【 질문 1 】
검찰이 놓치고 지나친 게 한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제서야 이런 내용을 발표한 겁니까?
【 기자 】
네, 검찰은 유병언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오늘(23일) 오후 늦게 긴급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지난 두 달간 유병언 추적 과정을 시간단위로, 장장 1시간 반에 걸쳐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참 황당합니다.
검찰이 유병언에게 가장 근접했던 지난 5월 25일 밤 순천 별장에 유 씨가 숨어 있었는데도 이를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이것도 모자라 무려 한 달 뒤에야 별장을 다시 찾아가 10억 원이 넘는 돈 가방과 비밀 은신처를 발견했습니다.
검찰은 100일 가까이 쉼 없이 달려왔다고 스스로 평가했지만, 브리핑 내용만 보면 장황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 질문 2 】
유병언이 금수원을 나와 경기도 양평에도 은신처를 마련하려 했다는 증거들도 나왔다면서요?
【 기자 】
네, 유병언이 양평 별장을 마련하려 했던 건 지난 4월입니다.
유병언의 매제죠, 오갑렬 전 체코대사 부부가 이미 도피를 결심한 유병언을 숨겨주려고 구원파 신도 소유의 별장을 구해준 겁니다.
아울러 유병언을 위해 5천5백만 원을 이 신도에게 맡기기까지 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사실을 유 씨가 숨진 지 한 달도 더 지난 최근에야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파악했는데요.
수색과 추적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스스로 확인해준 셈입니다.
지금까지 인천지방검찰청에서 MBN뉴스 이성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