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에 사는 한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피격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를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탑승권을 구하지 못해 목숨을 건졌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전했습니다.
배리 심 씨 가족은 MH17기 탑승권을 예약하려 했으나 빈 좌석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나중에 출발하는 네덜란드 KLM 여객기를 예약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말레시아 여객기 추락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누군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MH17기에 타서는 안 된다고 말했음이 틀림없다"라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부인은 공항으로 가는 길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면서 "택시 안에서 울었다. 제2의 삶을 얻은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심 씨는 "아내가 격추 재발 위험을 우려했지만 벼락이 같은 곳에 두번 치지는 않는다는 심정으로 KLM기를 탔다"며 "아내는 지금 여객기, 특히 쿠알라룸푸르행 여객기 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천운으로 목숨을 건진 사례는 이들만이 아닙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사는 한 여성은 사고 비행기를 타려했으나 시차 적응 문제를 고려해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며 "당초 계획대로 출발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것을 생각하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
사망한 탑승객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되는 네덜란드 남성은 여객기가 추락하기 불과 수시간 전에 활주로에 있는 MH17기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친구들은 이 사진에 "여행 잘 다녀오라"는 댓글을 올렸으나 사고 소식을 들은 후에는 "영면하기 바란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 남성은 여자 친구와 함께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