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이혼 때 퇴직금 분할 어떻게?

【 앵커멘트 】
이혼 때 퇴직금도 나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맞벌이 부부의 재산 분할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혼을 앞둔 맞벌이 부부의 가상 사례를 통해 실제 어떻게 바뀔지 강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퇴직금 전부를 나눠갖나

이혼을 앞둔 45살 직장인 나무명 씨.

현재까지 퇴직금은 1억, 60살 정년퇴직하면 2억을 받습니다.

이혼 직전이 분할 기준이기때문에 일단 재산분할액은 1억부터 출발합니다.

딱 잘라서 퇴직금 절반?

그렇다고 꼭 1억의 절반인 5천만 원을 딱 떼어주는 건 아닙니다.

법원이 여러 요소를 고려해 각 이혼사건 마다 재산분할 비율을 다르게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만일 법원의 분할비율이 4:6이라면, 5천이 아닌 60%인 6천만 원을 아내에게 나눠줘야 합니다.

나 재산이 없는데요?

그런데, 퇴직금을 나눠줘야하는 건 직장인인 아내도 마찬가지.

남편인 나무명 씨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아내의 퇴직금은 2억 원, 법원의 분할 비율이 4:6이라 40%인 8천만 원을 남편인 나무명 씨에게 줘야 합니다.

그런데 퇴직금은 퇴직을 해야 받게되는 돈인 탓에 아내는 당장 줄 돈이 없었습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빚을 내든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든간에 남편에게 돈을 줘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직장인의 60%가 은퇴 전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는데, 이번 판결로 중간 정산 문의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황혼이혼 줄어드나

사실 나무명 씨는 아내 은퇴까지 이혼 시기를 미루려고 했습니다.

아내가 퇴직하면 퇴직금까지 더해 훨씬 더 많은 돈을 나눠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젠 퇴직금도 분할 대상이 되면서 나무명 씨는 정년까지 버티는 '황혼 이혼'을 굳이 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