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지문` 추적해 10년 전 술집 여주인 성폭행범 검거

10년 전 성폭행사건을 일으킨 피의자가 자신도 모르게 남긴 조각지문 때문에 공소시효 만료를 불과 5개월 남겨두고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17일 10년 전 술집 업주를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강간 및 강도)로 김모 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2004년 12월 27일 오전 2시 30분께 동래구 온천동의 한 술집에서 여주인 A씨(당시 36세)를 맥주병으로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결정적 단서로 범죄에 사용된 맥주병을 수거해 지문을 감식했다. 경찰은 술집 종업원 등 맥주병에 묻은 지문의 주인들을 거의 밝혀냈지만, 지문의 절반 이하나 3분의 1도 안 남은 조각지문 3개의 주인은 끝내 찾을 수 없어 범인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경과한 지난달 초 경찰은 조각지문의 주인이 김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이 미제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김씨의 조각지문을 최신 지문DB(데이터베이스)와 대조.분석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다.
최근 이렇게 붙잡힌 김씨가 경찰에서 완강하게 범행 사실을 부인하자 경찰은 범행 당시 현장에서 지문과 함께 수거한 DNA가 김씨 것과 동일한 것임을 증명해 보여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동래경찰서 관계자는 "지문 판독과 DNA 분석기술의 향상으로 자칫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이 해결됐다"며 "지문DB 구축 등 수사가 과학화되면서 완전범죄는 더 이상 발붙이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