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돌이/사진=연합뉴스 |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 방류 1년…"완전히 적응"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아니다. 돌고래들을 풀어주면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
지난 2012년 2월 8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국내 첫 돌고래 재판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들을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냈을 때 야생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놓고 검사와 돌고래 쇼 공연업체 대표 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그로부터 1년 5개월여 뒤인 지난해 7월 18일 우여곡절 끝에 제주의 고향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D-38(일명 '삼팔이') 등 세 마리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은 공연업체의 대표 주장이 틀렸음을 몸으로 입증했습니다.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야생으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은 인간에게 붙잡혀 오랜시간 길들여졌으나 야생의 본능을 잊지 않고 완전히 바다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풍 '너구리'가 제주를 스쳐간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20∼30마리 무리가 단체로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이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에코과학부 장수진 연구원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돌고래들은 큰 원을 그리며 물고기를 에워싸며 본격적인 사냥에 나설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고래들이 동시에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돌고래들은 30초∼1분 간격으로 물 위로 솟았다가 다시 물속으로 내려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마치 싱크로나이즈드수영 선수들이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한바탕 사냥을 마무리하고 물 위로 올라온 돌고래들은 저마다 입에 물고기를 물고 유유히 헤엄쳐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들 무리 중에는 등지느러미에 숫자 1과 2가 새겨진 제돌이와 춘삼이는 물론 삼팔이도 있었습니다.
장 연구원은 "돌고래들은 단체사냥을 할 때 보통 이런 모습을 보인다. 먹이 종류가 너무나 다양해서 무얼 잡아먹었다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정치망에 걸리는 50여종의 다양한 물고기를 모두 가리지 않고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동조유영(다른 개체와 잠수·호흡 패턴을 맞춰 헤엄치는 것)을 하는 모습과 활
이렇듯 제주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야생에 적응해 살아가고있습니다.
4년 넘게 인간의 손에 길들여졌지만 이들은 야생성을 간직한 남방큰돌고래였고 고향 바다에 있을 때 비로소 가장 돌고래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