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학교에서 몹쓸 짓을 당하는 가하면, 교복을 입고 다른 학교에 들어가 돈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잡혔지만, 학교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여고생이 등굣길에 나섭니다.
길 건너편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성이 쏜살같이 뛰어옵니다.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뒤에서 여고생의 몸을 만지고 황급히 달아납니다.
이 남성은 행정고시 1차를 통과한 대학생 21살 이 모 씨로, 하루 동안 6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을 하다 붙잡혔습니다.
등굣길 아침에 그것도 학교 안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자 여학생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학교에서 무슨 대책을 설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무섭고, (혼자) 다니기도 좀 그렇고."
비슷한 시간, 인근의 또 다른 고등학교.
운동복 차림의 남학생이 교문으로 들어가더니 5분 만에 나옵니다.
체육 시간을 틈타 빈 교실에 들어가 현금과 가방을 훔친 겁니다.
17살 박 모 군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운동복과 교복을 입고 안양의 중·고등학교 11곳에 들어가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 붙잡혔습니다.
▶ 인터뷰 : 정지명 / 경기 안앙동안경찰서 강력팀장
- "저희가 수사를 하다 보니까 학교 출입자 통제도 안 되고 있고 CCTV도 미흡하고 학교 보안이 잘 안 된다, 학교 당국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 않으냐…."
일선 학교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한 CCTV 설치가 쉽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학교 복도나 교실에 설치하려면 CCTV 설치 위원회가 있어요. 학생들이나 교사가 동의를 해줘야 해요. 그래야 설치할 수 있어요. 인권 문제 때문에."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오히려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