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때 "개인총기 6만5000정 경찰서에 맡기세요"

다음달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경찰이 개인이 보관한 총기류 6만5000여정을 일제히 거둬들여 보관한다. 경찰청은 교황 경호 문제로 16일부터 교황이 떠나는 다음달 18일까지 약 한 달간 개인이 보관하는 총기류를 제출받아 임시 영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교황은 다음달 13일 오전 방한해 청와대와 대전월드컵경기장, 충남 당진 솔뫼성지, 충북 음성 꽃동네, 서울 명동성당 등지를 방문하고 18일 출국할 예정이다. 임시로 영치하는 총기는 개인이 경찰서에 신고하고 보관 중인 공기총과 마취총, 석궁 등 6만5665정이다. 수렵에 사용하는 엽총은 평상시 경찰서에 보관돼 수렵 가능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사용이 허가되는데 교황 방한 기간은 수렵 가능 기간이 아니다. 사격선수가 사용하는 경기용 총기류는 관리책임자를 지정하면 임시 영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교황 방한 기간에는 경기용 총기류도 사격장 무기고에 넣어 봉인해야한다. 아시안 게임 사격 대표 선수들도 이 기간에는 실탄 사격 연습이 불가능하다.
　경찰이 총기류 일제 임시 영치에 나서는 이유는 교황 방문 행사 때 시민들이 교황과 가깝게 접촉하는 상황이 많이 일어날 수 있기에 경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특히 지난 1984년 5월 당시 교황 요환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에는 정신 장애를 겪는 대학생 이 모씨(당시 23세)가 장난감 딱총을 쏘며 교황이 탄 차량에 돌진했던 해프닝도 있어 경찰은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교황 방문 이외에 2010년 11월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 2012년 3월 핵안보 정상회의 때 총기류 임시 영치가 이뤄졌다.
경찰은 15일까지 안내문을 발송하고 16일부터 20일까지 미영치자에 대한 소재 수사를 벌여 다음달 10일까지는 총기를 모두 확보할 방침이다. 임시 영치는 다음달 19일에 해제된다.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