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개발)비용을 좀 줄여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강남구 요청대로 하면 수천억원이 든다"
사업 무산 위기에 처한 구룡마을 개발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환지방식 일부 혼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18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거주민들을 웬만하면 모두 입주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 서울시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룡마을은 2012년 8월 2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2년째인 오는 8월 2일까지 개발계획이 승인되지 않으면 지정이 취소된다. 지난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개발 방침을 발표하며 본격 추진됐지만 이듬해 환지 방식을 일부 도입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자 강남구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수년째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서울시는 환지 혼용방식이 일부 도입돼야 사업비를 크게 줄이고 구룡마을 세입자들도 원활하게 재정착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강남구는 토지주 등이 개발이익을 독점할 수 있다며 100% 수용.사용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수용.사용방식은 해당 토지 개발 후 토지주들에게 현금으로, 환지방식은 토지주 뜻대로 개발할 수 있는 토지로 보상해주는 것을 말한다.
박 시장은 "이왕이면 구청과 함께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갔으면 좋겠는데 강남구가 협의체에도 안 나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문제"라며 "신연희 구청장에게도 재선을 축하하려고 몇 차례 전화했는데 통화를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박 시장은 경제부시장 등의 신설을 위해 서울시의 부시장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이번에 물러난 강병규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국장 숫자는 좀 늘려줄 수 있지만 부시장은 고위직 양산이라는 시민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전 "부시장 숫자가 좀 트인다면 경제부시장, 관광부시장을 비롯해 도시재생, 국제교류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분들을 만들어 부시장 중심 체제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선 "선거 후 정 후보에게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며 "한국 사회는 좁고 같이 살아갈 사이니 다시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에 대해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선거에서 네거티브를 한 게 자신에게 안 맞는 옷을 입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과거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에 대해선 "당시 안 대표는 정치하려고 딱 정하지 않았고 저는 마음이 섰으니 진실한 마음으로 양보해준 것 아니겠느냐"며 "정치인처럼 변했단 말도 있지만 여전히 선한 생각 가진 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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