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골프채로 때리는 아버지, 피의자 "훈육 차원"…법원 입장은?

초등학생 아들을 골프채 등으로 상습 폭행한 비정한 아버지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오영 판사는 아들을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A씨는 재혼한 B씨와 지난 2011년 4월부터 2년여간 친아들의 얼굴과 머리, 팔·다리 등을 수십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로 B씨와 함께 기소됐습니다.

전 부인과 이혼한 뒤 양육권을 넘겨받은 A씨는 갑작스레 바뀐 가정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던 아들을 주먹은 물론 골프채나 주걱 등을 동원해 수시로 폭행해 다치게 했습니다.

당시 10∼12세에 불과했던 A씨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빠가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한 시간 정도는 맞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와 계모 B씨는 기소된 이후에도 "훈육 차원에 한 일"이라며 범행을 부인하다 뒤늦게 시인했습니다.

이 판사는 "폭행 방법이나 기간, 횟수 등에 비춰볼 때 사회통념상 훈육의 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상습적인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원칙과 일관성 없는 과잉 체벌은 부모의 분노 감정을 충족시키는 수단일 뿐"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아동 입장에서 유일하게 믿고 기댈 존재인 부모가 오히려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점에서 성장 과정에서 어른과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계모 B씨에 대해서는 현재 임신 중인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