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어젯 밤 12시 30분 경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숨졌는데요.
방화로 추정됩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최은미 기자, 방화가 맞나요?
【 기자 】
경찰이 사고 현장 CCTV를 판독한 결과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포착했고, 긴급 체포했습니다.
잠시 후 오후 3시 장성경찰서에서 수사 상황 브리핑이 있을 예정인데요.
긴급 체포된 방화 용의자는 치매로 이 병원에 입원해있던 83살 김 모 씨입니다.
김 씨가 불이 나기 직전 불이 시작된 다용도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경찰은 가벼운 타박상으로 장성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김 씨를 긴급 체포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김 씨가 오늘 오전 장성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모습을 MBN이 포착해 인터뷰했습니다.
김 씨는 사건 현장에 있던 부상자의 한 사람으로 당시 상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면서,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은 지 3년이 넘었다며 죽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아직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불을 지르는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 것 아닌 지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인명 피해가 왜 그렇게 컸던 겁니까.
【 기자 】
화재 규모는 30분 만에 진화될 정도로 크지 않았습니다.
불은 인근으로 퍼지기 전에 잡혔지만, 모두 잠든 한 밤에 일어난 일인데다, 몸이 불편한 환자 들이라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습니다.
입원환자 34명과 간호인력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들 중 21명이 숨졌습니다.
여전히 6명이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소방당국은 병실이 문 없이 모두 개방돼 있어 연기가 퍼지기 쉬웠고, 입원실 창문마다 쇠창살이 설치돼 바깥에서 창문을 통해 바로 진입할 수 없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건물에는 스프링쿨러도 없었습니다. 소방법상
요양원은 스프링쿨러 설치가 의무이지만, 요양병원은 안해도 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조금 전 장성군청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 21일 병원 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했는데 이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데요.
14개 병원에 흩어져있는 사망자들을 한 병원으로 옮겨 합동분향소를 차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장성 효사랑요양병원에서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계홍, 최양규, 최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