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어젯 밤 12시 30분 경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숨졌는데요.
방화로 추정됩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최은미 기자, 방화가 맞나요?
【 기자 】
경찰이 사고 현장 CCTV를 판독한 결과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체포했습니다.
치매로 이 병원에 입원해있던 81살 김 모 씨인데요 .
김 씨가 불이 나기 직전 불이 시작된 다용도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경찰은 장성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김 씨를 긴급 체포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화재 규모는 얼마나 컸던 겁니까.
【 기자 】
화재 규모는 30분 만에 진화될 정도로 크지 않았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게 처음 불이 난 곳인데요.
불은 인근으로 퍼지기 전에 잡혔지만, 모두 잠든 한 밤에 일어난 일인데다, 몸이 불편한 환자 들이라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습니다.
입원환자 34명과 간호인력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들 중 21명이 숨졌습니다.
여전히 6명이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병원 구조와 시설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 기자 】
병원 구조는 일반 병원과 같습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병실이 양쪽에 자리한 구조인데,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문을 없앤 게 특징입니다.
문 없이 모두 개방돼 있다보니 불이 난 후 연기가 삽시간만에 층 전체로 퍼지게 된 것입니다.
입원실 창문마다 쇠창살이 설치돼 바깥에서 창문을 통해 바로 진입할 수 없었던 점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병원 측은 환자들이 창 밖으로 떨어지거나 투신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는데 소방당국은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물에는 스프링쿨러도 없었습니다. 소방법상
요양원은 스프링쿨러 설치가 의무이지만, 요양병원은 안해도 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조금 전 장성군청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 21일 병원 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했는데 이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지금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유가족들은 도착했나요?
【 기자 】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자녀들인데, 대책본부와 병원에 항의하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참사에 오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유가족들은 지금 14개 병원에 흩어져있는 사상자들을 한 병원으로 옮겨달라고도 요구했습니다.
병원 측이 의도적으로 사상자들을 떨어뜨려놔 사후 수습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입니다.
조금 전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도착했습니다.
유가족 대기실이 마련돼 있는 병원 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장성 효사랑요양병원에서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계홍, 최양규, 최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