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동남아행 항공편은 대부분 현지 도착 후 곧바로 되돌아오는 이른바 '퀵턴' 운항을 하는데요.
항공사들이 조종사 체류비 등을 줄이기 위해서 퀵턴 운항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밤을 꼬박 새우고 비행해야 하는 조종사들의 피로감은 커서 자칫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정성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인천국제공항.
동남아 국가에서 돌아오는 항공기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대부분 전날 저녁에 출발했다가 곧바로 되돌아온 이른바 '퀵턴' 비행편.
조종사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합니다.
▶ 인터뷰 : 항공기 조종사
- "무지하게 피로하죠. 비행기 안에 있는 자체가 굉장히 로드가 많이 걸려요."
「인천-발리 운항의 경우, 조종사들은 비행 1시간 30분 전부터 이륙 준비를 시작해 7시간 비행 끝에 현지에 도착합니다.
1시간 가량 대기 후 곧바로 돌아오는데, 밤을 새우며 꼬박 17시간 가까이 비행근무를 한 셈입니다. 」
2명 씩 2개 조가 번갈아 비행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이 없어 피로가 누적되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항공기 조종사
- "피곤하면 판단력이 확 줄어들어요. 계산을 의외로 많이 해야 하거든요."
문제는 국내 항공운항 규정이 단순히 조종사 숫자에 따른 하루 비행시간만 규정하고 있어 「조종사의 피로 관리에 미흡하다는 점입니다.
비행 시간대와 기내 휴식시설의 수준에 따라 비행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미국과 유럽 등과 대조적입니다.
」
▶ 인터뷰 : 이기일 / 항공안전정책연구소 소장
- "상당 부분 조종사 피로도가 비행사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피로도가 가중될수록 집중력은 떨어지고…."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항공 운항법 손질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국토교통부 관계자
- "노사정 (조종사) 피로관리 TF를 발족해서, 첫 회의를 지난 16일에 했습니다. 이해 당사자끼리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보자…."
정부의 허술한 규정과 항공사의 느슨한 안전의식으로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