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안전 실태를 점검해봤는데, 그렇다면 11년전 대참사를 겪었던 대구 지하철은 어떨까요?
이상은 기자가 대구 지하철 현장을 긴급점검해봤습니다.
【 기자 】
지난 2003년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중앙로역 화재.
방독면 등 위급 상황에 필수인 장비조차 제대로 안 갖춰져, 비극은 더 컸습니다.
11년이 지난 대구 중앙로역 뭐가 달라졌을까.
▶ 스탠딩 : 이상은 / 기자
- "중앙로역에 비치된 화생방용 방독면입니다. 가방 겉면을 보면 제조연도가 2004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불길이나 유독가스 속에서 방독면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간은 통상 만든 지 5년 내,
그러나 대부분 10년이 넘은 장비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인근 반월당 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방독면 제조업체 관계자
- "5년으로 보는 게 맞고요. 10년 정도 됐으면 원래 못 쓰는 게 맞고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거죠."
방독면 필터인 정화통만이라도 교체했는지 물었지만 역시 교체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대구 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교체가 아니라 똑같이 간다고요. 폐기를 하면 같이 폐기를 하고…."
심지어 지하철 역에 구비된 안전장비 조차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로역에 비치된 두 종류의 비상상황 메뉴얼. 소화기와 마른 모래 등 화재 진압용 장비 개수가 각각 다르게 적혀있다가 최근 한 지역 언론의 문제 제기로 황급히 수정됐습니다.
추락사고를 막기위한 스크린도어 설치율도 재정적자를 이유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 59개 역 중 단 10곳에만 설치돼 있을 정도입니다.
참사 직후 요란스런 안전 정비에 들어갔던 대구 지하철, 11년이 지난 지금 안전불감증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