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의 본거지인 금수원 정문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내용이 눈길이 갑니다.
종교탄압을 하지 말라더니 이제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병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3일부터 금수원 입구에서 인간 방패를 자처한 구원파 신도들.
이튿날부터 철제 대문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립니다.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제20조로 종교탄압을 중단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하루 뒤엔 현수막 내용이 바뀝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갈데까지 가보자는 격한 표현이 눈에 띕니다.
이를 두고 유병언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구원파 측이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유준 / 연세차세대연구소장
- "정치적인 문제를 종교적인 문제로 돌리지 말라는 국민들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
현수막 문구가 다시 바뀐 것은 지난 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법무부 수장이었던 김 실장과의 악연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수원 강제 진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검찰이 유 전 회장을 정조준하자 구원파 역시 타깃을 김 실장으로 내세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구원파 관계자
- "23년째 꼬리표를 달고 살았어요. 이번에도 만약 유 전 회장이 검찰 출두하고 구속이 되는 순간 또 한 번 그런 시나리오가 펼쳐질 거라는 게 저희 입장에서…."
종교탄압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다음 현수막에는 또 어떤 문구가 담길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