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변침(變針·방향선회)으로는 배가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그동안 선박 운항 관련 전문가의 진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침몰한 세월호는 달랐습니다. 증·개축으로 복원력이 약한 세월호는 변침으로 쓰러졌습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5일 선장 등 선원 15명을 구속 기소하며 침몰 사고 원인이 급격한 변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협수로인 맹골수도를 통과할 당시 조타 의무가 있는 선장이 선실을 이탈하고 3등 항해사, 조타수가 과도하게 변침하는 등 중대한 과실이 더해져 사고가 났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사고가 난 해역은 조류가 센 위험 지역인데다 여객선의 자체 복원력이 약해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들이 평소 5도 이상 변침하지 말도록 지휘하고 운항하는 곳이었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조타수는 조류 영향으로 조타가 원활하지 않자 5도 이내 '소각도 변침'이 아닌 15도 이상 '대각도 변침'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선체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 대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수사본부 한 관계자는 "세월호는 복원성 문제 때문에 한번 기울면 다시 돌아오는데 시간 많이 걸린다는 것을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들이 알고 있었다"면서 "이런 사실 때문에 대각도 변침을 하지 말라는 주의가 내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복원력이 있는 선박은 비상 상황시 대각도 35도까지 돌려도 배가 쓰러지지 않는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도
증·개축으로 무게 중심이 11.27m에서 11.78로 51㎝ 높아진 세월호는 운항과정에서 평형수를 훨씬 적게 싣고 화물을 더 많이 실었습니다. 결국, 복원력이 현저히 약화돼 변침으로 대참사를 빚게 됐습니다.
기계 고장도 아닌 조타 미숙으로 세월호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