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 안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박준우 기자가 한 유람선을 직접 타봤더니 승선 신고서도 부실하게 작성되고, 중요한 구명뗏목도 없었습니다.
현장 실태를 고발합니다.
【 기자 】
서해를 운항하는 인천의 한 유람선 선착장.
표를 사자 승선 신고서 작성을 요구합니다.
마음 급한 단체 관광객들은 한 명이 동시에 여러 명의 신고서를 작성하지만, 관리 감독은 없습니다.
"빨리해! 해요 해!"
별도 신분증 확인 절차도 없다 보니 허술하게 작성된 신고서가 신원 확인의 전부입니다.
여객선은 승객 신분증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하지만, 유람선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승선 뒤 승객 안전 관리도 마찬가지.
승객들의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더니 안전교육도 유람선이 출발하자 그제야 시작합니다.
"먼저 구명동의를 조끼 입듯이 착용하시고…."
1층에서 승무원이 나와 구명조끼 착용법을 시연하지만 3층 갑판 위 승객들은 그마저도 볼 수 없습니다.
구명시설을 안내하는 게시물에는 구명뗏목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정작 유람선에 구명뗏목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유람선 관계자
- "수용인원이 420명인데 (구명동의는) 그거보다 20% 넘게 500개 정도 있어요."
운항 해역의 평균 수온은 12도, 사람이 물에 빠졌을 경우 생존 가능 시간은 6시간 미만입니다.
선박 구명설비기준에 따르면 최대승선인원의 20%를 수용할 수 있는 구명뗏목을 설치해야 하지만 없는 겁니다.
서울 한강 유람선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안전교육은 이뤄지지만, 갑판 위 구명조끼함은 막상 승객이 열기에 어려운 구조인데다 배가 만들어진 지도 30년 가까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이규열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실제 관리감독이 미흡하고 특히 중소형 선박, 유람선, 도선의 경우는 10분~30분 정도 운항 시간이면 거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기 때문에…."
항해 구역에 따라 관리 주체도 제각각인 유람선, 보다 현실적인 규정 마련과 치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