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3등 항해사 박 모 씨와 조타수 조 모 씨는 왜 하필 위험하기로 소문난 맹골 수도를 지나는 그 시간에 함께 호흡을 맞췄던 걸까요.
항해사와 조타수 역할이 무엇인지, 박통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조타기는 자동차의 핸들과 같은 역할을 하며 배의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이 조타기를 조작하는 조타수는 통상 선장이나 항해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입니다.
세등급으로 나눠지는 항해사는 각각 화물과 항해 등의 책임을 지며 선장을 보좌해 지휘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세월호 침몰 당시에는 26살의 삼등 항해사 박 모 씨가 조타 지휘를 맡았습니다.
▶ 인터뷰 : 박재억 / 합동수사본부 수사팀장(지난달 18일)
- "사고 당시에 조타를 지휘하던 사람은 3등 항해사였습니다. 선장이 잠시 3등 항해사에게 조타 지휘를 맡기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결국, 55살의 조타수 조 모 씨는 서른 살이나 어린 박 씨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수로가 좁고 조류가 빠른 맹골 수도를 경력이 1년도 채 되지 않던 박 씨와 조 씨가 함께 맡았다는 사실.
원래는 경력이 많은 1등 항해사의 책임 구역이었지만, 출항이 2시간 넘게 늦어지면서 근무 일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겨우 1년차 경력에 나이 차만 30살에 가까운 두 사람의 불편한 동행은 지각 출항이라는 사소한 원인에서 비롯됐던 겁니다.
예정보다 늦게 닻을 올린 세월호는 결국 가장 위험하다는 맹골수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침몰하고 맙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