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 4천 달러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체감하기는 어렵죠.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5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회사를 나온 박 모 씨.
명예퇴직을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금방 재취업할 줄 알았지만, 50이 넘은 그를 받아줄 회사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전 대기업 간부
- "기본적으로 애들이 있고, 지금 꾸려놓은 규모가 있기 때문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의 생활비가 필요한데, 수입이 없다 보면 굉장히 어렵게 돼요."
중산층 몰락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10대 재벌 그룹 가운데 직원들의 재직기간이 줄어든 곳이 절반이나 됐습니다.
길어야 12년 근무하는 셈입니다.
특히 잘 나가던 증권, 보험 등 금융권마저도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한번 중산층에서 탈락하면 다시 중산층으로 올라서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준협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선진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다른 임금 근로자로 진출할 수 있는 여러 일자리가 존재하는 거죠. 근데 우리나라는 가교 일자리가 없다 보니…."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3위로 8계단이 올랐지만, 중산층의 삶의 질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