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로 가득 찼던 진도 실내 체육관이 사고 26일이 지나가면서 이제는 적막함마저 감돌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 외로움과도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윤지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 둘 떠나가면서 주인 없는 이불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체육관 밖 자원봉사자 부스도 사라지고 천막 사이사이 텅 빈 자리가 쓸쓸함을 더합니다.
▶ 인터뷰 : 최경용 / 자원봉사자
- "실내체육관 주변에도 자원봉사자분들이 많이 계시고 실종자 가족 분들도 많이 계셨었는데 지금은 많이 빠지시고…."
의지할 곳 없는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안산에서 장례를 치른 학부모들이 다시 진도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 인터뷰 :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 "자리 안비워야지. 힘은 안 되더라도 와서 앉아라도 있으려고…."
팽목항도 상황은 마찬가지.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가족들은 모두가 떠난 뒤 홀로 남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욱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정혜 / 대한약사회 자원봉사단
- "청심환과 진정제 종류 그리고 두통약이 가장 중요했어요."
이 같이 충격과 불안에 둘러싸인 가족들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도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아브논 /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
- "이번 희생자의 모든 부모는 정말 심한 죄책감을 느낄 겁니다. 하지만, 더이상 자책만 하기보다는 아이와 나눈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누군가 놔두고 간 축구화 한 켤레가 빨리 돌아오라는 어버이의 외침을 머금은 채 오늘도 팽목항을 지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 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