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생이 대기업에 인수된 학교가 갈수록 상업화되고 있다며 자퇴를 선언했습니다.
이 대학생의 외로운 외침을 한민용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기업을 등에 업은 대학은 괴물이었다. 정의가 없는 대학은 대학이 아니기에 그만둔다."
중앙대 철학과를 다니다 지난 7일 자퇴를 선언한 24살 김창인 씨가 쓴 대자보 내용입니다.
김 씨는 학교가 대기업에 인수된 뒤 취업 학원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김창인 / 철학과 자퇴생
- "대학이 운영되는 방식이 기업과 너무 동일하다. 경쟁과 실적을 통해서만 모든 걸 평가하고."
이 대학은 지난 2008년 국내 한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 취업이 잘 되지 않는 단과대학과 학과를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했습니다.
김 씨는 당시 한강대교에서 고공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 반대했지만, 돌아오는 건 무기정학뿐이었습니다.
학과 구조조정과 관련해 토론회 활동을 하다근신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창인 / 철학과 자퇴생
- "정치적인 성격이 있다고 판단이 들거나 학교에 비판적이라고 생각이 들면 허락을 해주지 않고. 허가받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를 내리기도…."
김 씨가 자퇴를 선언하며 붙였던 대자보는 하루도 되지 않아 철거됐습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김 씨와 김 씨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였던 곳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강제로 떼버렸습니다."
학교 측은 교칙에 따랐을 뿐이란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중앙대 관계자
- "그쪽은 홍보물을 붙일 수 없는 곳입니다. 대자보뿐만 아니라 어떤 게시물도…. "
하지만 대학에서조차 자유로운 토론과 학문연구가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씁쓸함을 넘어 우려의 시각이 높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