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KBS 보도국장 발언에 항의하며 청와대 인근에 모여있던 유족들이 KBS 길환영 사장의 공개 사과를 받고 안산 합동분향소로 돌아갔다.
길 사장은 9일 오후 3시 30분께 유족 대표들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찾아와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러분 마음에 깊은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길 사장은 "이 자리에 오기 전에 보도국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는 즉시 처리하기로 했다"며 "보도국장을 지휘 감독하는 사장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길 사장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안산 분향소로 돌아갔다.
일부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의견에 따라 자리는 곧 정리됐다.
세월호 유족들은 전날 오후 10시 10분께 KBS를 항의 방문해 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하며 KBS 관계자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유족 등 15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하겠다"며 이날 새벽 3시 50분께 청와대로 향하려다 진입로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진입을 막는 경찰과 대치했다.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 10명은 오전 9시 30분께부터 1시간 30분 가량 유족 대표들과 만나 남아있는 실종자 구조와 세월호 침몰 관련 진상 조사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족 대표들은 대통령과 면담 자리를 마련해 줄 것과 KBS 사장 공개 사과·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측의 말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이에 대해 KBS 측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발언은 한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데 그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는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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