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연수 편견과 진실] ① 필리핀 세부 어학원을 가다
◆ 일대일 위주의 맞춤형 수업… 연계 연수도 인기
필리핀 어학연수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발음이 전통 영어권 국가와 달라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학생들은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학생이 자신과 수업을 함께 할 교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영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이 학생과 교사 단둘이 진행하는 일대일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12시간의 수업을 한다고 하면 이 중 절반이 일대일 수업이다. 학생이 많은 수업도 4대 1 정도다. 필리핀 어학연수가 가격 대비 효율이 높다고 하는 점도 이 때문이다.
1개 반에 학생수가 10명이 돼도 수업 시간에 영어를 할 기회가 많지 않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일대일 수업은 학생의 수준에 철저히 맞출 수 있어 영어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도 차근차근 기초부터 영어를 배워나갈 수 있다. 교사와 학생 단 둘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의 집중력도 높다.
필리핀 교사와의 수업에서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온 원어민 교사와의 그룹 수업에서 보충할 수 있다. 원어민 교사는 발음과 표현 등 다양한 주제의 수업을 진행하고 서구권 문화와 매너 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필리핀 어학원에서는 하루 최저 6시간에서 최장 12시간의 강도 높은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견디기 쉽지 않은 학습량이다.
필리핀으로 오는 어학연수생들이 보통 2~3개월 정도만 단기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짧은 시간 학습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수업이 진행된다. 최근에는 토익 토플 등 기존 영어 시험은 물론 아이엘츠(IELTS)나 캠브리지 등 수요가 빨리 늘고 있는 영어시험 대비 과정도 계속 늘고 있다.
필리핀 전문 유학원 망고유학 유희석 대표는 "캐나다의 어학원 등록비 정도면 필리핀에서 학원 등록, 숙식이 모두 해결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서는 필리핀 어학연수가 큰 장점을 갖고 있다"라며 "필리핀에서 3개월 정도 영어를 공부한 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으로 가는 연계 연수 코스도 요즘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 "필리핀 어학연수생 안전은 걱정마세요"
필리핀은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필리핀은 대부분의 지역이 외교부에서 지정한 여행자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나마 안전하다고 하는 세부나 보라카이 등도 1단계인 여행유의지역이다.
필리핀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총기 소지가 허용된 국가다. 똑같이 총기 소지가 허용된 나라지만 필리핀에 대해서만 유독 치안을 우려하는 것은 필리핀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심심치 않게 벌어져 국내에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세부나 보라카이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그다지 위험할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여행지를 필리핀이라고 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실제 글로벌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com)에 따르면 필리핀 주요 도시들의 범죄지수는 미국 디트로이트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보다 훨씬 낮다. 특히 세부의 범죄지수는 35.94로 미국 워싱턴 DC 58.21, 프랑스 파리, 52.61, 미국 뉴욕 45.79, 영국 런던 45.74보다 낮다.
필리핀 세부의 치안 상황은 일본 학생수가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일본인들은 한국보다 여행지의 치안 상황에 더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4~5년간 일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계 어학원이 세부에서만 20곳 이상 생겼다. 그만큼 일본 학생들의 필리핀 어학 연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필리핀 어학원들도 학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부 현지 어학원들은 대부분 기숙형 학원이다. 학원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공부도 한다. 학원 밖으로 나가려면 학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수업에 결석하면 학원측에서 외출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징계를 주기도 한다. 미성년자는 한국의 학부모로부터도 외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있는 학부모는 필리핀에 있는 자녀의 출석 상황, 시험 성적, 외출 여부 등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외출을 하더라도 마냥 자유는 아니다
이처럼 타이트한 스파르타식 영어 교육 방식은 양날의 검이다. 한편으로는 교육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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