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북한의 서해상 사격훈련까지 겹쳐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 안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의 잇단 서해상 사격훈련으로 남북한 긴장도 고조되면서 섬 나들이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0일 서해5도 지역 관광업계와 백령도 주민 등에 따르면 매년 4∼5월 행락철 주말이면 300여명의 관광객이 백령도를 찾았지만 사고 이후에는 50∼70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섬 지역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백령도 현지 여행사와 렌터카 업계는 최근 예약 취소 사태가 잇따라 울상을 짓고 있다.
렌터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면 수요가 많아서 빌려줄 차가 부족할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예약이 다 취소돼 차가 남아돌고 있다"며 "평일에 1대라도 나가면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매출이 작년보다 60% 이상 줄어 적자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숙박과 요식업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백령도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주민에 따르면 봄철엔 백령도 관광객이 넘쳐났지만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터지고 북한의 사격훈련까지 잇따르면서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
대청도와 연평도도 관광객 급감으로 고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연평도에서 민박을 하는 주민 이모씨는 "지난달 북한이 서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한 이후 손님이 줄었다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그나마 찾는 손님이 없다"면서 "올 봄 장사는 틀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옹진군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경 등 관계기관이 여객선 안전 점검을 철저히 마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현재의 지원을 유지하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추가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시와 옹진군은 올해 서해 5도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여객선 운임 지원제도인 '서해 5도 방문의 해'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2번째 주말인 지난 26일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등 5개 항로 여객선 승객은 1478명으로 집계됐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서해북방한계선(NLL) 부근과 남쪽 해상, 지난 29일에는 서해북방한계선(NLL) 부근 해상에서 각각 사격 훈련을 해 서해5도 주민들이 긴급대피하고 일부 여객선 운항이 취소된 바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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