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수색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만 갑니다.
불편한 잠자리와 계속되는 스트레스로 건강이 나빠질 대로 나빠졌지만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내색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윤지원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바다를 바라보며 놓인 탁자 위에 음식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곧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것만 같은 아이들을 위해 끼니마다 놓아뒀지만,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우두커니 부둣가에 선 아버지는 야속한 파도만 바라봅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2주째.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는 가족들은 얇은 천막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실종자 가족
- "느낌이 없어요, 느낌이. 느낌이 아예 없다고. 뭐 힘들고 말고 할 그럴 정신도 없고…."
불편한 잠자리에 목과 허리는 성할 날이 없고 피로에 지쳐 입 안도 헐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팽목항에서 진료받은 사람은 모두 1천 400여 명.
날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지만 바다 아래 있을 자식 생각에 가족들은 진료조차 거부합니다.
▶ 인터뷰 : 노영희 / 재난의료지원단 의사
- "그게 통증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계시더라고요. 아까 오셨던 분은 내가 여기에 누워 있는 이 자체도 너무나 죄스럽다고…."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 속에 팽목항에 머무는 가족들은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