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침몰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날 오전 관련 사무실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대구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사무실과 경기도 용인 소재 사무실, 일가의 주거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계열사 자금을 끌어모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유 전 회장 일가 소유 페이퍼컴퍼니는 최소 3곳 이상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 3부자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컨설팅회사를 차려 놓고 계열사로부터 수백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한 대구 주택은 장남 대균씨 명의로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약 360㎡ 규모다. 대균씨가 지난 1998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로 된 대문이 굳건히 닫혀 있고 건물을 둘러싼 담벼락에 담쟁이덩굴이 덮여내부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집 안에 정원과 야외 수영장 등을 갖췄다. 검찰 직원들은 30~40분간 압수수색을 통해 박스 4개 분량의 자료를 대균씨의 집에서 챙겨 나왔다.
대균씨의 집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회, 유씨 일가가 많은 지분을 소유한 방문판매업체 등과 인접해 있다.
검찰은 이 밖에도 유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의 용인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승용차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뒤 아파트 4층 고씨 자택에 들어가 1시간 가량 압수수색을 벌인 끝에 낮 12시10분께 검은색 서류가방 하나를 들고 나왔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고 대표 자택은 아무런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고 검찰수사관들이 나올 때 문이 잠깐 열린 뒤 곧바로 닫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고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고 대표는 2000∼2003년과 2004∼2010년 2차례 한국제약 이사직을 맡은데 이어 2008년 8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를 역임하는 등 유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왔다.
검찰은 수년간 관계사의 대표와 이사 등을 지낸 고씨를 상대로 자금 거래 내역과 함께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 관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6일 청해진해운과 관계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한 김모 회계사의 서울 강남 사무실과 자택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회계장
김씨는 10여년 이상 청해진해운의 회계 감사를 맡고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의 임원을 지내는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재무관리를 맡아온 핵심 인물이다. 김씨는 구원파 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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